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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ropic 저작권 소송 판결의 의미: AI 훈련에 대한 첫 법적 기준과 업계 파급효과

2025년 6월 24일, AI 업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만한 법정 판결이 나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윌리엄 알섭(William Alsup) 판사가 Anthropic과 작가들 간의 저작권 소송에서 부분적으로 AI 회사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이는 AI 모델 훈련에 대한 첫 번째 주요 법적 기준을 제시한 역사적인 판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판결의 핵심: 무엇이 인정되고 무엇이 거부되었나

이번 판결은 단순한 승부가 아닌 복합적인 결과를 보여줍니다. 알섭 판사는 Anthropic의 AI 훈련 방식을 두 가지로 구분해 판단했습니다.

공정 이용으로 인정된 부분:

  • 합법적으로 구매한 도서를 디지털화하여 AI 모델 훈련에 사용하는 것
  • 이는 “변환적 사용(transformative use)”에 해당하며 공정 이용 원칙에 부합

저작권 침해로 판정된 부분:

  • LibGen, Books3, Pirate Library Mirror 등 불법 복제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한 수백만 권의 도서
  • 이는 12월 별도 재판을 통해 손해배상액이 결정될 예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모든 사람이 텍스트를 읽고 새로운 텍스트를 쓴다. 책을 읽을 때마다, 기억에서 떠올릴 때마다, 나중에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것을 쓸 때 그것을 활용할 때마다 특별히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Anthropic의 데이터 수집 방식 변화: 불법에서 합법으로

도서 스캔 과정을 보여주는 이미지
출처: Unsplash

판결문을 통해 공개된 Anthropic의 데이터 수집 과정은 AI 업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초기 불법적 접근 방식 (2021-2022년):

  • 2021년 1월-2월: Books3 데이터셋 다운로드 (196,640권의 불법 복제 도서)
  • 2021년 6월: LibGen에서 500만 권 이상 다운로드
  • 2022년 7월: Pirate Library Mirror에서 200만 권 추가 다운로드

합법적 접근 방식으로의 전환 (2024년):

  • 2024년 2월: 구글 도서 스캔 프로젝트 전 책임자 톰 터비(Tom Turvey) 영입
  • 목표: “법적/실무/비즈니스 번거로움”을 피하면서 “세상의 모든 책” 확보
  • 방법: 대형 도서 유통업체와 소매업체로부터 중고 도서 대량 구매
  • 과정: 제본 해체 → 페이지 절단 → 디지털 스캔 → 원본 폐기

이러한 변화는 AI 회사들이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직면한 법적 리스크를 인식하고 대응 방식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변환적 사용: 새로운 법적 기준의 탄생

이번 판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AI 훈련을 “변환적 사용”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알섭 판사는 AI 모델이 책을 “복제하거나 대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향을 완전히 바꿔 다른 것을 창조하기 위해” 학습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미국 저작권법의 공정 이용 원칙에서 핵심적인 개념입니다. 기존 작품을 단순히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목적과 성격을 가진 작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면 공정 이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판사는 “작가들의 불만은 학교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잘하도록 가르치면 경쟁 작품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불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저작권법이 “저작자를 경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물의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I 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

이번 판결은 AI 업계 전체에 중요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Meta가 비슷한 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함께, AI 훈련에 대한 법적 환경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긍정적 영향:

  • AI 회사들의 합법적 데이터 수집에 대한 법적 근거 제공
  • 혁신적 기술 발전을 위한 공정 이용 원칙의 확대 해석
  •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투자와 연구개발 활성화

주의해야 할 점:

  • 불법 복제 사이트 사용에 대한 강력한 경고
  • 데이터 수집 과정의 투명성과 합법성 확보 필요
  • 높은 데이터 수집 비용으로 인한 진입 장벽 상승

현재 OpenAI는 뉴욕타임즈와 여러 작가들로부터, Meta는 작가들과 Getty Images로부터 유사한 소송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Anthropic 판결이 이러한 사건들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미칠 영향

작가가 글을 쓰고 있는 모습
출처: Unsplash

이번 판결은 작가, 언론사, 출판사 등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복합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우려스러운 측면:

  • 합법적으로 구매된 작품의 AI 훈련 사용에 대한 추가 보상 없음
  • 창작자의 허락 없이도 AI 훈련 데이터로 활용 가능
  • AI 모델이 생성한 콘텐츠와의 경쟁 심화

보호받는 측면:

  • 불법 복제 사이트 사용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제재
  • AI 회사들의 합법적 도서 구매 의무화로 출판 시장 활성화
  • AI 생성 콘텐츠가 원작을 직접 대체하지 않는다는 법적 인정

미국 저작권청은 2025년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생성형 AI 기초 모델을 저작권 작품으로 훈련하는 것이 공정 이용 목적상 변환적인지는 정도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각 사례별로 구체적인 판단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

이번 판결은 AI와 저작권의 관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해결된 문제:

  • AI 훈련 자체의 합법성에 대한 기본 원칙 확립
  • 합법적 데이터 수집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
  • 불법 복제 사이트 사용에 대한 명확한 경고

여전한 과제:

  •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저작권 침해 여부
  • 창작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 마련
  • 국가별로 다른 저작권법 적용 방식의 조화

특히 이번 판결은 AI 모델의 “출력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 여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는 향후 또 다른 중요한 법적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여정

Anthropic 소송 판결은 AI 기술 발전과 창작자 권익 보호 사이의 새로운 균형점을 제시했습니다. 혁신적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공정 이용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창작자들의 권익도 적절히 보호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확립한 것입니다.

이번 판결로 AI 업계는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얻게 되었고, 창작자들은 불법 복제에 대한 법적 보호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입니다. AI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저작권 이슈들이 등장할 것이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법적,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 발전과 창작자 보호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적절한 법적 기준과 보상 체계가 마련된다면, AI 기술이 오히려 더 풍부하고 다양한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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