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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억 달러 투자한 OpenAI의 AI 기기, 정작 ‘말투’ 정하지 못해 고민 중

OpenAI와 애플의 전설적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개발 중인 차세대 AI 기기가 출시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화면 없이 음성과 카메라로만 소통하는 이 기기의 가장 큰 걸림돌은 놀랍게도 하드웨어가 아니라 AI의 ‘성격’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는 문제입니다.

Sam Altman과 Jony Ive
OpenAI CEO 샘 알트먼과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 (출처: OpenAI)

핵심 포인트:

  • AI 인격 설정의 딜레마: “weird AI girlfriend가 아닌 컴퓨터 친구”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너무 아첨하지도 무뚝뚝하지도 않은 적절한 톤 찾기에 난항. 언제 말을 걸고 언제 대화를 끝낼지 결정하는 것도 해결 과제
  • ChatGPT도 부족한 컴퓨팅 파워: Amazon은 Alexa용 컴퓨팅 자원이 충분하고 Google도 Home 기기를 돌릴 여력이 있지만, OpenAI는 ChatGPT 서비스조차 컴퓨팅 파워가 부족한 상황. AI 기기까지 지원하려면 인프라 확충이 선결 과제
  • 과거 실패 사례의 교훈: Humane AI Pin은 699달러에 월 25달러 요금제까지 요구하며 스마트폰을 무시했다가 참패. OpenAI는 “접근 가능하되 방해되지 않는” 기기를 목표로 차별화 시도 중

65억 달러 베팅한 조니 아이브의 복귀

OpenAI는 지난 5월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 LoveFrom을 65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iPhone과 iMac, iPod를 디자인한 조니 아이브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죠. 샘 알트먼은 “조니와 그의 팀만큼 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사람을 이해하는 교차점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극찬했습니다.

하지만 Financial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순탄치 않은 모양입니다. 손바닥 크기의 화면 없는 기기를 만든다는 컨셉은 명확하지만, 정작 이 기기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네요.

“weird AI girlfriend”는 절대 안 된다

프로젝트 관계자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컴퓨터인 친구를 만들고 싶은 거지, 이상한 AI 여자친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다.” 영화 ‘Her’에 나오는 것 같은 감정적으로 의존하게 만드는 AI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동료 같은 존재를 지향한다는 뜻이죠.

문제는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겁니다. 너무 친절하면 아첨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너무 직설적이면 무뚝뚝하게 들립니다. 도움이 되려고 하지만 끊임없이 말을 걸어서 피드백 루프에 빠지면 안 되고요. 한 관계자는 “모델 인격을 균형 잡기가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더 복잡한 건 ‘항상 켜진’ 설계입니다. Amazon Alexa처럼 “Alexa”라고 부를 때만 반응하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주변 상황을 관찰하면서 필요할 때 알아서 말을 거는 방식이거든요. 그런데 언제가 ‘필요할 때’인지를 어떻게 판단할까요? 중요한 회의 중에 갑자기 끼어들면 곤란하고, 정작 필요할 때 조용히 있으면 쓸모가 없죠.

컴퓨팅 파워가 발목을 잡다

기술적 난관은 또 있습니다. ChatGPT를 돌리는 데도 벅찬 컴퓨팅 자원을 AI 기기까지 지원하려면 엄청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데, 현재 OpenAI는 이 부분에서 고전하고 있다네요. 한 관계자는 “Amazon은 Alexa를 위한 컴퓨팅 자원이 있고, Google도 Home 기기를 돌릴 여력이 있다. 하지만 OpenAI는 ChatGPT조차 충분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화면 없이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로만 소통하는 컨셉 (출처: Information Age | ACS)

AI 기기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달리 실시간으로 반응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즉시 답해야 하고, 주변 상황을 파악해서 적절한 타이밍에 개입해야 하죠. 그런데 이 모든 연산을 기기 자체에서 할지, 서버에서 처리할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로컬 처리는 프라이버시는 좋지만 성능이 제한적이고, 서버 처리는 빠르지만 항상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하니까요.

Humane AI Pin의 뼈아픈 교훈

OpenAI가 신중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비슷한 컨셉의 AI 기기들이 줄줄이 실패했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게 Humane AI Pin입니다. 옷에 부착하는 배지 형태로 화면 없이 AI와 대화하는 컨셉이었는데, 699달러에 월 25달러 요금제까지 요구했죠.

문제는 스마트폰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겁니다. 스마트폰 앱도 없고, 블루투스 연결도 안 되고, 자체 셀룰러 요금제를 써야 했어요. CNET의 분석가는 “소비자들은 미래적이라서 기술을 채택하는 게 아니라, 일상을 매끄럽게 개선해주기 때문에 채택한다. AI Pin은 실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Humane AI Pin은 출시 1년 만에 HP에 지적재산권만 팔리고 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이용자 데이터도 모두 삭제되고요. 반면 Meta의 Ray-Ban 스마트 안경은 200만 개가 팔렸습니다. 차이가 뭘까요? Meta는 AI를 보너스 기능으로 넣고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액세서리로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대체하려 하지 않았죠.

OpenAI는 이런 실패를 의식하고 있습니다. “접근 가능하되 방해되지 않는” 기기를 만들겠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하네요. Siri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되, 일상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요.

2026년 출시 목표, 현실이 될까?

OpenAI는 전 Apple 엔지니어 30명 이상을 영입했습니다. iMac, iPhone, iPod를 만들었던 사람들이죠. Meta의 Quest 헤드셋을 개발했던 엔지니어들도 합류했고요. 중국 제조업체 Luxshare와 생산 논의 중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원래 목표는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 출시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쉽지 않아 보입니다. AI 인격 설정, 컴퓨팅 인프라, 프라이버시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으니까요.

흥미로운 건 이게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AI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인간과 AI의 관계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거든요. 너무 친절하면 의존하게 되고, 너무 기계적이면 쓸모가 없죠. 그 중간 어딘가에 답이 있을 텐데, 아직 아무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5천억 달러 가치의 OpenAI와 애플의 전설 조니 아이브도 고민하는 문제. 결국 AI 하드웨어의 성패는 기술력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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