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마도 우리 커리어에서 가장 놀라운 기술일 것이다” – 전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 에반스 핸키(Evans Hankey)가 한 말이다. 그녀가 이렇게 흥분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5월 21일, 전 세계 기술 업계를 뒤흔든 OpenAI와 조니 아이브의 65억 달러 파트너십 때문이다.

2년간 비밀에 싸인 프로젝트의 정체
ChatGPT로 AI 혁명을 일으킨 OpenAI가 이번에는 하드웨어 영역으로 과감히 뛰어들었다. 그것도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손잡고 말이다. 하지만 이 소식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그들이 만들고 있는 디바이스가 우리가 지금까지 봐왔던 그 어떤 것과도 다르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입수한 OpenAI 내부 미팅 녹음에 따르면, 샘 알트만 CEO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건 웨어러블이 아니다. 스크린도 없다. 하지만 사용자 주변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인식한다.”
상상해보자. 책상 위에 놓거나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만큼 작은 크기의 디바이스가, 마치 당신의 개인 비서처럼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한다면? 이것이 바로 OpenAI와 조니 아이브가 그리고 있는 미래다.
조니 아이브, 왜 다시 나섰을까?

조니 아이브는 누구인가? 그는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니다. iPhone의 둥근 모서리부터 iPad의 미니멀한 디자인, 심지어 Apple Park의 건축 디자인까지 – 우리가 아는 현대 기술 제품의 미학은 대부분 그의 작품이다. 2019년 애플을 떠난 후 자신의 디자인 회사 LoveFrom을 설립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그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그 답이 바로 AI였다. 아이브는 최근 인터뷰에서 Humane AI Pin과 Rabbit R1 같은 기존 AI 하드웨어 제품들을 “매우 형편없는 제품들”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제품에 표현된 새로운 사고방식이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은 무엇일까? 아이브는 이렇게 말했다: “30년 전 실리콘밸리에 처음 왔을 때의 그 설레는 낙관주의를 다시 느끼고 있다. 인류를 향상시키는 놀라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분이다.”
기존 AI 하드웨어는 왜 실패했을까?
AI 하드웨어 시장에는 이미 여러 시도들이 있었다. Humane의 AI Pin은 가슴에 부착하는 웨어러블로 출시되었지만, 배터리 문제와 복잡한 사용법으로 외면받았다. Rabbit의 R1은 화려한 주황색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스마트폰 앱으로도 할 수 있는 기능들을 별도 디바이스로 만든 것에 불과했다.
이런 실패들을 지켜본 조니 아이브와 샘 알트만은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스크린에 의존하지 않고, 웨어러블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제3의 디바이스가 온다

알트만이 직원들에게 설명한 바에 따르면, 이 새로운 디바이스는 MacBook Pro, iPhone과 함께하는 “제3의 핵심 디바이스”가 될 것이다. 일상에 완전히 통합된 “AI 컴패니언”으로서 말이다.
생각해보면 혁명적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항상 스크린을 봐야 했다. 마우스를 클릭하고, 키보드를 타이핑하고, 터치스크린을 조작해야 했다. 하지만 만약 단순히 말하기만 하면, 아니 심지어 말하지 않아도 상황을 알아서 파악하고 도움을 주는 디바이스가 있다면?
이것이 바로 OpenAI와 조니 아이브가 만들고 있는 미래다. 스크린 없는 상호작용, 상황 인식 AI, 그리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디자인.
65억 달러 뒤에 숨은 1조 달러의 꿈
이번 인수는 OpenAI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알트만은 직원들에게 더 큰 그림을 제시했다. 이 인수가 회사에 최대 1조 달러의 시장 가치를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조 달러라는 숫자가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생각해보자. iPhone이 등장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의심했다. “누가 전화기에 그렇게 많은 돈을 낼까?” 하지만 iPhone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창조했고,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만들었다.
조니 아이브와 샘 알트만이 만들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새로운 시장이다.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디바이스 시장을 창조하는 것이다.
2026년, 우리 일상은 어떻게 바뀔까?
첫 번째 제품은 2026년 출시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스펙이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알트만은 이미 프로토타입을 집에 가져가서 사용해보고 있다고 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세상이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멋진 기술”이라고.
조니 아이브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우리는 말 그대로 우리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기술 문턱에 서 있다.”
상상해보자. 2026년 어느 날 아침, 당신이 일어나면 작은 AI 디바이스가 이미 날씨를 체크하고, 오늘의 일정을 파악하고, 최적의 출근 경로를 계산해두었다. 별도의 앱을 열거나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말이다. 회의 중에는 중요한 포인트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저녁에는 당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틀어준다.
이것이 바로 OpenAI와 조니 아이브가 그리고 있는 미래다. 기술이 우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세상.
진짜 혁명은 이제 시작이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업 인수가 아니다. 이는 컴퓨팅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스크린 중심의 상호작용에서 벗어나, AI가 우리의 진정한 디지털 동반자가 되는 시대로의 전환 말이다.
물론 아직 의문점들도 많다.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될까? 배터리는 얼마나 오래 갈까? 가격은 얼마나 될까? 하지만 이런 질문들조차 흥미롭다. 왜냐하면 이는 우리가 정말로 새로운 무언가의 시작점에 서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조니 아이브가 30년 전 실리콘밸리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그 설렘과 낙관주의. 그리고 지금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는 그 감정. 아마도 우리도 2026년에는 그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OpenAI와 조니 아이브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여정의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단순한 새로운 제품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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