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Meta가 2023년 종료했던 Facebook Jobs를 미국에서 다시 출시했습니다. 이 결정은 특히 주목할 만한데, Meta가 올해만 AI 인프라에 65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동시에 일자리 매칭 플랫폼을 되살렸기 때문입니다. AI가 하루 평균 491명의 일자리를 없애고 있는 지금, 이 역설적인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핵심 포인트:
- AI 대체 불가능한 영역에 집중: 입문급, 무역, 서비스업 등 물리적 노동이 필요한 지역 일자리 타겟팅. 청년 실업률 10.8%인 상황에서 로컬 구인구직 플랫폼으로 포지셔닝
- 빅테크의 이중 전략: Meta는 650억 달러 AI 투자로 자동화를 추진하면서도, OpenAI와 함께 채용 플랫폼 시장 진입. AI로 없애는 일자리와 AI가 만드는 새로운 일자리 생태계 동시 구축
- Messenger 중심 직접 소통 구조: 기존 채용 플랫폼과 차별화된 즉시 메시징 방식. 이력서 없이 대화로 시작하는 채용 문화를 로컬 시장에서 실험
하루 491명, AI가 지워가는 일자리
2025년,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더 이상 예측이 아닌 현실입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기술 기업에서만 77,999명이 해고됐고, 이 중 상당수가 AI 자동화와 직접 연결된 구조조정이었습니다. Microsoft는 5월에 6,000명을 해고했고, 그중 40% 이상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습니다. IBM은 HR 부서를 AI 시스템으로 교체하면서 8,000명을 내보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5 미래 일자리 보고서는 전 세계 고용주의 41%가 향후 5년 내 AI 자동화로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그들이 5년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Anthropic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앞으로 5년 안에 화이트칼라 입문급 일자리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입문급 일자리 위기는 특히 심각합니다. 2023년 이후 미국에서 입문급 채용 공고는 35% 이상 감소했고, 2025년 7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10.8%로 202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들에게 일자리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좁아졌습니다.
Meta의 650억 달러 아이러니
바로 이 시점에 Meta가 구인구직 플랫폼을 다시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Mark Zuckerberg는 2025년을 “AI의 결정적인 해”라고 선언하며 65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Meta의 AI 어시스턴트는 이미 Facebook과 Instagram에서 10억 명 이상을 목표로 서비스 중이고, 오픈소스 모델 Llama 4를 최첨단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Meta는 구인구직 플랫폼을 재출시했습니다. 이 플랫폼은 특히 입문급, 무역, 서비스업 같은 지역 일자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Marketplace 내 Jobs 탭에서 거리, 카테고리, 직종별로 필터링할 수 있고, 지역 소상공인들이 Facebook 페이지에 직접 채용 공고를 올릴 수 있습니다. 구직자는 Messenger로 고용주에게 바로 연락해 질문하거나 면접 일정을 잡을 수 있습니다.
Facebook Jobs는 2017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처음 출시되어 2018년 40개국 이상으로 확장됐다가, 팬데믹 이후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월 4천만 명 이상이 사용했지만 2022년 미국과 캐나다로만 축소되고 2023년 완전히 종료됐습니다. LinkedIn 같은 전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 다시 돌아왔을까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일자리, 그 전략적 선택
답은 Meta가 타겟팅하는 일자리 유형에 있습니다. 입문급, 무역, 서비스업. 이들은 모두 물리적 노동과 현장 판단이 필요한 직종입니다. 배관공, 전기기사, HVAC 기술자, 목수, 서비스 직원들. AI가 코드를 작성하고 보고서를 분석하는 동안, 이들은 현장에서 직접 파이프를 고치고 시스템을 점검합니다.
Forbes의 2025년 분석에 따르면, 숙련된 무역 직종은 AI 자동화에 가장 저항력이 높은 분야입니다.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촉각적 문제 해결과 적응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두 개의 현장이 똑같은 경우는 없고, 이는 자동화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Meta가 청년층을 주요 타겟으로 삼은 것도 전략적입니다. 대졸 신입 실업률이 5.8%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화이트칼라 입문급 채용이 73.4% 급감한 상황에서, 많은 청년들이 전통적인 사무직 진로에서 벗어나 다른 선택지를 찾고 있습니다. Meta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 것입니다.
OpenAI도 뛰어든 채용 플랫폼 전쟁
흥미롭게도 Meta만 이 시장에 관심을 두는 게 아닙니다. OpenAI는 2025년 9월, LinkedIn을 겨냥한 AI 기반 채용 플랫폼 출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6년 중반까지 정식 런칭할 예정인 이 플랫폼은 AI 매칭 알고리즘으로 기업의 수요와 구직자의 역량을 최적으로 연결하겠다고 약속합니다. AI 역량을 검증하는 자격증 프로그램도 함께 시작합니다.
AI 기업들이 채용 플랫폼을 만드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AI가 일자리를 없애면서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WEF는 AI로 8,5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9,700만 개가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문제는 사라지는 일자리와 생기는 일자리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단순 반복 업무는 없어지고, AI를 다루는 기술과 인간적 감수성이 필요한 역할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OpenAI는 AI 인재 매칭과 인증에, Meta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로컬 서비스업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두 회사 모두 AI로 파괴한 노동 시장을 재구성하려는 시도이지만, 접근법은 정반대입니다.
이력서 없는 채용, Messenger로 시작하는 대화
Facebook Jobs의 또 다른 차별점은 Messenger 중심의 소통 구조입니다. 전통적인 채용 플랫폼은 이력서 업로드, 자기소개서 작성, 정형화된 지원 프로세스를 거칩니다. 하지만 Facebook Jobs는 구직자가 Messenger로 고용주에게 바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했습니다.
이건 특히 로컬 소상공인과 서비스업 채용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동네 카페나 수리점에서 직원을 뽑을 때, 굳이 복잡한 지원 시스템이 필요할까요? “언제 면접 가능한가요?”라는 간단한 메시지 하나면 충분합니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Facebook 프로필을 기반으로 자신을 소개할 수 있어 이력서 작성 부담이 줄어듭니다.
이는 채용 문화의 변화를 암시합니다. 정형화된 절차보다 빠른 소통과 인간적 연결이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Meta는 이미 30억 명이 사용하는 Facebook 생태계와 Messenger를 활용해, 복잡한 채용 과정을 일상적인 대화로 바꾸려 합니다.
역설 속에서 찾는 균형점
Meta의 Facebook Jobs 재출시는 AI 시대의 모순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한 손으로는 AI 자동화를 밀어붙여 수많은 일자리를 없애면서, 다른 손으로는 구직 플랫폼을 만들어 새로운 일자리를 연결합니다. 이게 위선일까요, 아니면 현실적인 전략일까요?
아마도 둘 다일 것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혁명을 주도하면서도, 그로 인한 사회적 여파를 관리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습니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소비자도 줄어들고, 결국 그들의 비즈니스도 타격을 받습니다. Facebook Jobs는 Meta가 AI로 바꾸는 노동 시장에서 균형점을 찾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청년 실업이 10.8%를 찍고, 입문급 채용이 급감하는 지금,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을 조명하는 것은 의미 있는 방향입니다. 모든 일자리가 AI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일부 직종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의 손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Meta는 바로 그 틈새를 겨냥했고, 30억 사용자를 가진 플랫폼으로 로컬 일자리 생태계를 다시 만들려 합니다.
역설적이지만, AI가 일자리를 빼앗는 시대에 구인구직 플랫폼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일자리의 종류가 바뀌고 있고, 그 변화에 맞는 새로운 연결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참고자료:
- AI is killing jobs, so Meta is reviving the Facebook job board | TechSpot
- Introducing Local Jobs on Facebook | Meta
- AI Job Displacement 2025: Which Jobs Are At Risk? | FinalRound AI
- Meta to invest $65B in AI infrastructure in 2025 | USA Today
- OpenAI announces AI-powered hiring platform to take on LinkedIn | TechCrunch
- ‘Into a void’: Young US college graduates face employment crisis | Phy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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