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ChatGPT의 등장에 패닉에 빠졌던 Google이 이제는 OpenAI를 압박하는 쪽이 됐습니다. 샘 올트먼 OpenAI CEO가 월요일 전 직원에게 “코드 레드”를 선언하며 ChatGPT 개선에 집중하라고 지시한 건 한때 독보적이었던 선두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죠.
Wall Street Journal과 The Information이 보도한 올트먼의 사내 메모에 따르면, OpenAI는 광고, 쇼핑, 헬스케어 에이전트, 개인 비서 Pulse 같은 신규 프로젝트를 미루고 ChatGPT의 속도, 안정성, 개인화, 질문 답변 능력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ChatGPT 개선 태스크포스를 위한 일일 회의가 열리고, 다른 팀원들도 임시로 투입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죠.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성장을 추진하는 OpenAI로서는 수익화 계획을 뒤로 미루고 제품 개선에 올인한다는 건 상당히 절박한 결정입니다.
출처: OpenAI declares ‘code red’ as Google catches up in AI race – The Verge
Google의 역습: Gemini 3와 개인화 전략
OpenAI가 긴장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Google의 AI 사용자 기반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최신 모델 Gemini 3는 여러 벤치마크에서 경쟁사들을 앞질렀어요. 특히 Google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당신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입니다.
Google Search 제품 담당 부사장 로비 스타인은 최근 팟캐스트에서 흥미로운 포인트를 짚었습니다. Google AI는 조언이나 추천을 구하는 질문을 더 많이 받는데, 이런 주관적인 질문에서는 개인화된 답변이 훨씬 유용하다는 거죠. “우리 AI가 당신을 더 잘 알게 되면 그 지식 덕분에 독특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있습니다. Gmail 같은 연결된 서비스를 통해 AI가 당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실제로 Google은 Gemini를 Gmail, Calendar, Drive 같은 앱들에 깊숙이 통합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이메일, 문서, 사진, 위치 기록, 검색 기록까지 학습한 AI가 일반적인 베스트셀러 목록 대신 당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제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식이죠. 며칠간 알아본 제품이 세일에 들어가면 푸시 알림을 보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편의성과 프라이버시 사이
하지만 이런 깊은 개인화는 양날의 검입니다. 도움이 되는 어시스턴트와 침습적인 감시 시스템 사이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거든요. Google은 Gemini 설정에서 ‘연결된 앱’을 통해 어떤 데이터를 공유할지 제어할 수 있다고 하지만, AI가 Google 제품의 중심이 되면서 데이터 수집을 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스타인은 Google이 AI 응답이 개인화된 것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맞춤화된 정보인지, 아니면 누구나 같은 질문을 하면 볼 수 있는 정보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개인 데이터가 AI 시스템에 계속 흡수되면서 프라이버시는 점점 더 회색 지대로 빠져들고 있어요.
두 가지 전략, 하나의 질문
결국 OpenAI와 Google은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OpenAI는 범용 AI의 성능과 신뢰성을 극대화하는 쪽에 베팅하고, Google은 개인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경험으로 차별화를 꾀하죠.
흥미로운 건 2년 전 완전히 반대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ChatGPT가 등장했을 때 Google이 코드 레드를 선언했었거든요. 이제 입장이 바뀌었고, OpenAI는 수익화 계획을 뒤로 미루면서까지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사용자들은 더 똑똑하지만 당신의 모든 것을 아는 AI를 원할까요, 아니면 덜 개인화되었지만 더 강력한 범용 AI를 선택할까요? 그 답이 AI 경쟁의 최종 승자를 가를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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