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를 만든 OpenAI가 2025년 10월 28일 비영리 기반의 복잡한 구조를 버리고 영리법인으로의 전환을 완료했습니다. 이번 재구조화는 단순한 법인 형태 변경이 아닙니다. 1,300억 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자산을 가진 비영리재단의 탄생, 마이크로소프트와의 AGI 조항 갈등 해결, 그리고 샘 올트먼의 ‘캘리포니아 사수’ 약속이 얽힌 복잡한 협상의 결과물입니다.
핵심 포인트:
- 1,300억 달러 비영리재단의 역설: 재구조화로 OpenAI Foundation은 영리법인 지분 26%를 보유하게 되어 역사상 가장 부유한 자선단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리법인이 성공할수록 비영리재단도 부유해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진정한 public benefit인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됩니다.
- 캘리포니아 잔류가 핵심 열쇠: 샘 올트먼이 롭 본타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에게 “다른 기업들처럼 소송 위협하며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 규제 승인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테슬라와 X(구 트위터)를 텍사스로 이전한 일론 머스크와 대조되는 행보입니다.
- 2026-2027년 IPO, 시가총액 1조 달러 전망: 재구조화 완료로 OpenAI는 상장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최대 1조 달러 가치로 평가받는 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전망입니다.
비영리에서 영리로, 18개월의 긴 여정
OpenAI는 2015년 “인공일반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한다”는 미션으로 비영리단체로 출발했습니다. 2019년 자금 조달을 위해 영리법인을 만들었지만, 비영리단체가 영리법인을 통제하는 독특한 구조를 유지해왔죠.

이번 재구조화로 OpenAI Group PBC(Public Benefit Corporation)라는 영리법인이 만들어졌고, OpenAI Foundation이라는 비영리재단이 이를 통제하는 구조가 완성되었습니다. 비영리재단은 영리법인 지분 26%를 보유하며, 현재 가치로 1,300억 달러에 달합니다. 회사 가치가 상승하면 추가 지분을 받을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영리재단은 이 자산으로 250억 달러를 투입해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질병 치료를 위한 건강 연구와 AI 시대의 기술적 복원력 강화입니다. OpenAI 이사회 의장 브렛 테일러는 “OpenAI가 기업으로 성공할수록 비영리재단의 지분 가치도 올라가 자선 활동에 더 많은 자금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샘 올트먼의 캘리포니아 사수 작전
재구조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규제당국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와 델라웨어 법무장관실은 18개월 동안 OpenAI의 계획을 조사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롭 본타 법무장관은 비영리 미션을 저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ChatGPT와 관련된 청소년 자살 사건 이후 안전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OpenAI는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압박했습니다. 회사가 떠나면 일자리와 자본이 함께 빠져나간다는 메시지였죠. 하지만 샘 올트먼은 다른 접근을 택했습니다.
올트먼은 발표 약 2주 전 본타와 직접 통화했습니다. 그는 “캘리포니아는 내 고향이고 여기를 사랑한다”며 “다른 기업들처럼 소송 위협하며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와 X를 텍사스로 이전한 것과 정면으로 대비되는 행보였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시장 대니얼 루리도 본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OpenAI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OpenAI는 전직 상원의원 라폰자 버틀러를 포함한 민주당 인사들을 로비스트로 고용하고 경제 보고서를 발표하며 공을 들였습니다.
결국 본타는 재구조화를 승인했습니다. 대신 OpenAI는 청소년과 일반 사용자를 위한 AI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주요 구조 변경 전 최소 3주 전에 법무장관에게 통보하며, 안전위원회가 새로운 AI 모델 출시를 중단시킬 권한을 갖는 조건에 합의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AGI 조항 갈등 해결
재구조화의 또 다른 복잡한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였습니다. 기존 계약에는 ‘AGI 조항’이 있었습니다. OpenAI가 AGI를 달성했다고 선언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 기술에 대한 독점 권리를 잃는다는 내용이었죠.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이는 심각한 위험이었습니다. 자사 제품 전반에 OpenAI 모델을 깊숙이 통합한 상황에서, OpenAI가 일방적으로 AGI를 선언하면 곤란해지니까요.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스스로 AGI 이정표를 주장하는 건 말도 안 되는 벤치마크 속임수”라고 비판했습니다.
9월에 양측은 새로운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AGI 선언은 독립 전문가 패널의 검증을 받아야 하고, 검증되기 전까지 또는 2030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 기술 접근 권한을 유지합니다. AGI 달성 이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부 상업적 권리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재구조화로 마이크로소프트는 27%의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약 1,350억 달러 가치입니다. 나머지 47%는 현직 및 전직 직원, 투자자들이 보유합니다.
소프트뱅크의 압박과 IPO 준비
재구조화를 서두른 이유 중 하나는 소프트뱅크였습니다. 일본의 거대 투자회사 소프트뱅크는 OpenAI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조건이 있었습니다. 2025년 말까지 영리법인 전환을 완료해야 한다는 것. 만약 실패하면 약속한 300억 달러 중 100억 달러를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OpenAI는 막대한 컴퓨팅 인프라 투자와 운영비로 자금이 절실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2,500억 달러 규모로 구매하는 계약을 비롯해 각종 대규모 거래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소프트뱅크의 자금을 포기할 수 없었죠.

재구조화 완료는 IPO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OpenAI는 2026-2027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시가총액은 최대 1조 달러로 예상됩니다. 실현된다면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입니다.
비영리 미션은 살아남을까
OpenAI의 공식 입장은 명확합니다. 비영리재단이 여전히 영리법인을 통제하고, 회사의 미션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영리법인도 Public Benefit Corporation 형태로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판적 시각도 있습니다. Futurism은 “OpenAI가 윤리적 비영리 뿌리를 성공적으로 벗어던졌다”며 냉소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오픈소스 AI 기술로 인류에 기여하겠다던 초기 미션에서 완전히 벗어나 폐쇄적이고 수익 추구에 집중하는 거대 기업이 되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비영리재단이 26% 지분을 가진 소수 주주로서 얼마나 실질적인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사회 임명권을 갖고 있지만, 막대한 자본과 성장 압력 속에서 영리법인의 결정을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까요?
OpenAI는 거대한 데이터센터 건설로 환경 파괴 논란에 휩싸였고, ChatGPT의 심리적 부작용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Public Benefit Corporation이라는 이름이 실질적인 공익 추구를 보장하는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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