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AI 에이전트는 웹사이트를 이용할 때 스크린샷을 찍고, 버튼이 어디 있는지 눈으로 찾고, 클릭을 시도합니다. CSS 클래스 이름이 바뀌거나 버튼 위치가 10픽셀만 달라져도 실패합니다. 마치 외국어 메뉴판 앞에서 그림을 보고 주문하는 것과 같죠.

Google Chrome 팀이 2026년 2월 10일 공개한 WebMCP는 이 문제를 근본부터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웹사이트가 AI 에이전트에게 “나는 이런 걸 할 수 있어요”라고 직접 알려주는 브라우저 표준입니다.
출처: WebMCP is available for early preview – Chrome for Developers
웹사이트가 AI에게 도구 목록을 건넨다
WebMCP의 핵심은 navigator.modelContext라는 브라우저 인터페이스입니다. 웹사이트는 여기에 자신이 제공하는 “도구”들을 등록합니다. 항공편 검색, 장바구니 담기, 지원 티켓 생성 같은 것들이죠.
작동 흐름은 이렇습니다.
- 웹사이트가 페이지 로드 시 사용 가능한 도구 목록을 브라우저에 등록합니다.
- AI 에이전트가 페이지를 방문하면 이 목록을 조회합니다.
- 사용자의 요청에 맞는 도구를 찾아 직접 호출합니다.
- 결과를 받아 사용자에게 전달합니다.
스크린샷을 분석하는 방식은 한 번 상호작용할 때 2,000토큰 이상을 소비하는 반면, WebMCP 방식은 20~100토큰으로 같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실패율도 크게 줄어듭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사용자의 현재 브라우저 세션 안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로그인 상태와 쿠키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에이전트가 별도로 인증을 처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Anthropic MCP와 무엇이 다른가
WebMCP라는 이름 때문에 Anthropic의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혼동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입니다.
Anthropic MCP는 서버와 AI 플랫폼을 연결하는 백엔드 프로토콜입니다. 브라우저 없이 작동하고, 사람이 없어도 됩니다. 반면 WebMCP는 브라우저 안에서, 사람이 있는 세션에서 작동합니다. 쉽게 말하면, MCP가 “API끼리 연결”이라면 WebMCP는 “사람이 쓰는 웹사이트를 AI도 쓸 수 있게”에 가깝습니다.
Google과 Microsoft가 W3C에 공동 제안한 WebMCP 스펙 문서는 이 점을 명확히 합니다. “WebMCP는 MCP 같은 기존 프로토콜과 함께 작동하며, 대체가 아니다.” 하나의 서비스가 백엔드 MCP 서버와 프론트엔드 WebMCP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구성입니다.
SEO가 겪은 변화가 다시 온다
구조화 데이터(Schema.org)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검색엔진이 페이지를 “읽는” 방식에서, 페이지가 검색엔진에게 “나는 상품 페이지입니다, 가격은 이렇습니다”라고 선언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구조화 데이터를 일찍 적용한 사이트들이 리치 스니펫 영역을 선점했죠.
WebMCP는 같은 논리를 AI 에이전트 레이어에 적용합니다. 구조화 데이터가 검색엔진에게 “이 페이지가 무엇인지”를 알렸다면, WebMCP는 AI 에이전트에게 “이 사이트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립니다.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관점에서도 새로운 차원이 추가됩니다. 지금까지 GEO는 AI 답변에 내 콘텐츠가 인용되도록 최적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내 사이트에서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가”라는 실행 가능성의 차원이 더해지는 셈입니다. 검색 노출과 에이전트 실행 가능성은 이제 별개로 최적화해야 하는 두 가지 트랙이 됩니다.
전자상거래, 여행 예약, B2B 리드 생성, 고객 지원처럼 폼 입력과 트랜잭션에 의존하는 사이트들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습니다.
지금은 DevTrial 단계
현재 WebMCP는 Chrome 146 Canary에서 플래그를 켜야 사용할 수 있는 얼리 프리뷰 단계입니다. 정식 출시는 2026년 중후반으로 예상됩니다. API 스펙도 안정화 전이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W3C 스펙 문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솔직히 드러냅니다. 특히 도구 탐색 가능성의 문제, 즉 에이전트가 특정 사이트를 방문하기 전에 그 사이트가 어떤 도구를 제공하는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앱 매니페스트에 도구 목록을 선언하는 방식이 하나의 해법으로 논의 중입니다.
구조화 데이터와 모바일 반응형 디자인 모두 처음엔 개발자 옵션이었다가 나중엔 사실상 필수가 된 표준입니다. WebMCP가 같은 경로를 걸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Google과 Microsoft가 공동으로 W3C에 제안했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스펙 전문과 Chrome 얼리 프리뷰 상세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WebMCP API Proposal – W3C Web Machine Learning Community Group
- WebMCP: What Is It And Why Should SEOs Care? – Similar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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