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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 기업의 주니어 채용, 되레 12% 늘었다

AI가 주니어 개발자의 자리부터 지운다는 공포가 확산되는 사이, 정반대의 숫자도 나왔습니다. AI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기업들에서는 신입 채용이 오히려 12% 늘었다는 겁니다.

사진 출처: Ramp

금융 운영 플랫폼 Ramp의 경제연구소(Ramp Economics Lab)와 인력 데이터 기업 Revelio Labs가 공동으로 낸 결과입니다. 미국 기업 2만 1,559곳의 AI 지출 내역과 인력 기록을 연결해, AI를 실제로 얼마나 썼는지에 따라 채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들여다봤습니다. 결론은, 진짜로 많이 쓴 기업에서만 채용이 늘었다는 것이었죠.

출처: A New Look at AI’s Impact on Jobs – Ramp Economics Lab

얼마나 써야 “많이 쓴” 걸까

연구팀은 기업을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AI 도입 후 첫 3개월간 직원 1인당 지출이 상위 3분의 1에 드는 곳을 “고강도 도입” 기업으로, 나머지를 “저강도 도입” 기업으로 구분했죠. 고강도 기업의 평균 지출은 직원 1인당 월 30달러 정도였습니다. 액수 자체는 크지 않지만, 챗봇 구독료 수준이 아니라 코딩 에이전트나 API처럼 업무에 실제로 걸쳐 있는 도구에 쓴 돈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결과는 갈렸습니다. 고강도 도입 기업은 도입 후 2년 사이 전체 헤드카운트가 10.2% 늘었고, 그중 신입급 채용은 12% 늘었습니다. 반면 저강도 기업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원래도 잘나가던 기업이 AI도 많이 썼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미 도입한 기업과 비슷한 성장 궤적을 걷다가 아직 도입하지 않은 기업을 비교군으로 삼았습니다.

대체가 아니라 확장의 논리

주목할 지점은 헤드카운트가 늘어난 메커니즘입니다. 연구팀은 AI가 인건비를 깎아서가 아니라, 코드 작성이나 문서화 같은 핵심 산출물의 단가 자체를 낮춰서 채용이 늘었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예산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 그만큼 더 많은 일을 벌일 여지가 생기는 셈이죠. 사람을 줄이는 대신 사업의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돈이 흘러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신입 채용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힙니다. AI가 가장 먼저 대체할 거라 여겨졌던 게 바로 주니어들의 반복 업무였는데, 정작 그 자리가 줄지 않고 늘었다는 건 이 논리를 뒷받침하는 방증인 셈입니다.

같은 시기, 다른 결론이 나온 이유

이 결과를 무작정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긴 어렵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1년간 AI로 인해 월평균 순 1만 6,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그 타격이 Z세대와 신입급에 집중됐다는 조사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같은 시기, 같은 주제를 다룬 두 조사가 정반대의 그림을 그린 겁니다.

이유는 두 조사가 들여다본 기업의 성격에 있습니다. Ramp·Revelio의 표본은 카드 결제 데이터로 잡히는 기업들이라, 애초에 기술 중심에 벤처 투자를 받은 고성장 기업 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통계는 소매, 물류, 고객 응대처럼 AI가 대체재로 작동할 가능성이 큰 업종까지 포괄한 경제 전반의 수치입니다. 연구팀도 “이 결과가 AI 도입이 보편적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결국 같은 질문에 서로 다른 답이 나온 이유는, 애초에 서로 다른 기업들을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어느 통계를 먼저 접하느냐에 따라 AI와 일자리에 대한 인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 그 자체가 이번 사례가 남기는 가장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참고자료: The AI jobs debate just got messier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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