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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신입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을까? – 최신 데이터로 본 채용 시장의 변화

AI and jobs 출처: Unsplash

“AI가 언제부터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할까?”라는 질문이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의 영향이 이미 채용 시장, 특히 신입 사원 채용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주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과연 AI는 정말로 신입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이는 과장된 우려일까요?

데이터가 말하는 현실: 신입 채용의 급격한 감소

데이터 중심 벤처캐피털 회사인 SignalFire가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이들이 링크드인상의 6억 명 이상의 직원과 8천만 개 회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빅테크 기업들이 2024년 신규 대졸자 채용을 2023년 대비 25%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경험 있는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2-5년 경력자 채용을 27% 증가시켰고, 스타트업들도 같은 경력대의 채용을 14% 늘렸습니다. 이러한 대조적인 현상은 단순한 시장 변화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를 시사합니다.

스타트업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신규 졸업자 채용이 전년 대비 11% 감소했으며, SignalFire의 대변인에 따르면 실제 채용 감소 규모는 수천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AI가 대체하고 있는 초급 업무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들이 AI로 대체되고 있을까요? SignalFire의 연구 책임자인 애셔 반톡(Asher Bantock)은 “AI가 중요한 기여 요인이라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있다”고 말합니다.

초급 업무가 자동화에 취약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러한 업무들은 대부분 일상적이고 위험도가 낮은 작업들로, 생성형 AI가 잘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AI coding assistant 출처: Unsplash

실제로 AI가 대체하고 있는 주요 영역들을 살펴보면:

코딩과 디버깅: GitHub Copilot과 같은 AI 코딩 어시스턴트들이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작업을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금융 분석: AI 스타트업 로고(Rogo)의 창립자 게이브 스텐겔(Gabe Stengel)은 자신이 라자드 투자은행에서 했던 분석 업무의 대부분을 AI가 수행할 수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AI가 자료를 정리하고, 회사를 실사하며, 재무제표를 분석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설치 및 기술 지원: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기술 업무들도 AI 자동화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은 아직 명시적으로 신입 애널리스트 채용을 줄이지는 않았지만,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경영진들은 AI로 인해 업무 난이도가 낮아졌다는 이유로 주니어 직원 채용을 최대 3분의 2까지 줄이고 급여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경험의 역설: 경험이 없으면 채용되지 않고, 채용되지 않으면 경험을 쌓을 수 없고

이러한 변화는 신규 졸업자들에게 특히 가혹한 현실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SignalFire의 인재 담당 파트너인 헤더 도셰이(Heather Doshay)는 “경험 없이는 채용될 수 없고, 채용되지 않으면 경험을 쌓을 수 없는” 좌절스러운 역설이 AI로 인해 상당히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AI의 등장으로 그 심각성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기업들이 초급 업무를 AI로 대체할 수 있다면, 신입 직원을 통해 경험을 쌓게 할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비판적 시각: 과장된 공포 마케팅일까?

앤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 (출처: CNN)

하지만 모든 전문가가 이러한 전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CNN은 최근 AI 회사들의 일자리 위협론이 과장된 마케팅 전략일 수 있다는 비판적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Anthropic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가 사무직 일자리의 50%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CNN은 “구체적인 연구나 증거 없이 내놓은 추정치”라며 비판했습니다. 특히 AI 회사 CEO가 자신의 제품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강조하는 것은 제품을 불가피하고 강력한 것으로 보이게 만들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기업가 마크 큐반(Mark Cuban)도 이러한 시각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는 “한때 200만 명 이상의 비서가 있었고, 사내 받아쓰기를 전담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이들이 원조 화이트칼라 대체였다”면서 “AI로 인해 새로운 회사와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 전체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실제로 현재의 생성형 AI는 여전히 명확한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환각 현상(잘못된 정보 생성), 기본 사실 오류, 조작 가능성 등의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러한 제약들이 AI의 완전한 업무 대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포럼의 경고와 현실적 대응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포럼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40%의 고용주들이 AI가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 영역에서 직원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2024년 AI 기술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가 전년 대비 61% 급증한 반면, 전체 채용 공고는 1.4%만 증가했다는 데이터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AI 역량이 없는 구직자들에게는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생존을 위한 실질적 조언

그렇다면 신규 졸업자와 초급 직장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SignalFire의 헤더 도셰이는 명확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AI 도구를 마스터하라. AI를 가장 잘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AI가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인 대응 전략들을 정리해보면:

AI 도구 역량 개발: ChatGPT, Claude, GitHub Copilot 등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도구들을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활용하세요.

차별화된 가치 창출: AI가 수행하기 어려운 창의적 사고, 복잡한 문제 해결, 인간적 소통 등의 역량을 강화하세요.

지속적인 학습: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평생 학습의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트워킹과 실무 경험: 인턴십, 프로젝트 참여, 포트폴리오 구축 등을 통해 실질적인 경험을 쌓으세요.

균형잡힌 미래 전망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는 극단적인 시각보다는 균형잡힌 관점이 필요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기술 혁신은 항상 일부 일자리를 없애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왔습니다. 산업혁명 시대의 직조공부터 컴퓨터 시대의 타이피스트까지, 사라진 직업들이 있지만 동시에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들도 계속 등장했습니다.

다만 이번 AI 혁명의 특징은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화이트칼라 업무까지 자동화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개인과 사회 모두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신입 채용 감소 현상이 일시적인 조정인지, 아니면 구조적 변화의 시작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이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AI는 도구일 뿐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결국 우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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