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EO 앤디 재시가 AWS re:Invent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출처: Getty Images)
“향후 몇 년간 우리의 전체 기업 인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Andy Jassy)의 이 한 마디가 글로벌 테크 업계에 충격파를 던졌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중 하나인 아마존이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대규모 인력 조정을 예고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한 기업의 정책 변화가 아닌, AI 시대가 가져올 일자리 변화의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AI가 바꾸는 아마존의 조직 구조
재시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현재 수행되고 있는 일부 업무는 더 적은 인원이, 다른 유형의 업무는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닌, 업무 자체의 본질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아마존은 이미 생성형 AI를 광범위하게 내부 운영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물류 네트워크에서는 재고 배치, 수요 예측, 창고 로봇의 효율성 개선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인력 구조 조정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2022년부터 이미 27,000명 이상을 해고했으며, 올해에도 1월 북미 스토어 부문에서 약 200명, 5월 디바이스 및 서비스 부문에서 약 100명을 추가로 해고했습니다. 이는 AI 도입과 맞물린 지속적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테크 업계 전반의 움직임
아마존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른 주요 테크 기업들도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쇼피파이(Shopify)의 토비 뤼트케(Tobi Lutke) CEO는 직원들이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요청하기 전에 “AI로는 원하는 것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제 서비스 기업 클라르나(Klarna)의 세바스티안 시미아트코프스키(Sebastian Siemiatkowski) CEO는 AI 투자와 자연적 이직률 증가로 인해 회사 인력이 40%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대 직장에서의 AI 자동화 (출처: Unsplash)
숫자로 보는 변화의 규모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2025년 미래일자리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보여줍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고용주의 40%가 AI로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 분야에서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희망적인 신호도 있습니다. 같은 보고서는 글로벌 거시적 트렌드로 인해 이번 10년간 약 1억 7천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는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도 만들어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기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기술이 인간을 대체한다’는 관점으로만 바라본다면 본질을 놓칠 수 있습니다. 재시 CEO가 강조한 것처럼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해내는 민첩한 팀”이 핵심입니다.
AI는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업무를 자동화하지만, 창의적 사고, 전략적 판단, 인간관계 관리 같은 고차원적 업무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사례에서도 물류와 재고 관리 같은 데이터 기반 업무는 AI가 담당하지만, 이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 수립이나 고객 경험 개선 같은 업무는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개인과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들
이러한 변화 앞에서 개인과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개인 차원에서는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재시 CEO가 직원들에게 “AI 도구 사용법을 배우고 실험해보라”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단순히 AI를 두려워하기보다는 AI를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 차원에서는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직원 재교육에 투자해야 합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에서의 인간의 고유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전략이 될 것입니다.
AI가 통합된 미래의 직장 환경 (출처: Unsplash)
변화에 대응하는 지혜
재시 CEO는 생성형 AI를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의 일생일대의 재창조”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과장이 아닙니다. 코딩, 검색, 금융 서비스, 쇼핑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AI가 기존 규범을 바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위기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기술 혁신은 항상 일부 일자리를 없애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아마존의 사례는 AI 시대가 이미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변화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준비입니다. AI와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바로 그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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