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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에서 AI 개발자로: ChatGPT를 만든 숨은 주역의 특별한 이야기

ChatGPT가 세상을 놀라게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 혁신적인 AI의 개발팀에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샘 알트만(Sam Altman) CEO나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 같은 유명한 인물들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ChatGPT의 핵심 기능인 ‘대화하는 능력’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의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앤드류 메인(Andrew Mayne). 놀랍게도 그는 컴퓨터 공학과도, 인공지능 연구소도 아닌 마술 무대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입니다.

무대 위의 마술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다

앤드류 메인의 여정은 십대 시절 리조트와 크루즈선에서 마술 공연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의 재능은 빠르게 인정받았고, 곧 전 세계를 돌며 일루전 투어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대에는 A&E 네트워크에서 자신만의 쇼 ‘Don’t Trust Andrew Mayne’을 진행하며 정점에 달했습니다.

그는 단순한 마술사가 아니었습니다. 400개 이상의 마술과 일루전 효과를 발명하며 창작자로서의 면모를 보였고, 데이비드 블레인(David Blaine)이나 데이비드 카퍼필드(David Copperfield) 같은 거물들과도 협업했습니다. 마술에 관한 45권의 책을 집필하기도 했죠.

2011년, 메인은 또 다른 창작 영역에 도전했습니다. 첫 소설 ‘Angel Killer’를 출간한 것인데, 이것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그의 책 중 하나는 아마존에서 6주 동안 전체 도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메인의 가장 특별한 점은 과학 교육자로서의 역할이었습니다. 조니 카슨 재단(Johnny Carson Foundation)과 제임스 랜디 교육 재단(James Randi Educational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그는 마술을 통해 아이들에게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전국 공영 방송에서 방영된 ‘Wizard School’ 세그먼트는 마술과 과학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이었죠.

상어와의 만남이 AI로 이어지다

메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2019년 디스커버리 채널의 특별 프로그램 ‘Ghost Diver’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그는 백상어에게 보이지 않는 슈트를 만들어 실제로 백상어 근처에서 수영하는 도전을 했습니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Ghost Diver’에서 메인이 개발한 상어 은폐 슈트

이것은 단순한 스턴트가 아니었습니다. 메인은 여러 과학자들과 협력해 백상어의 감각과 인지 방식을 깊이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LED를 사용해 앞뒤 실루엣을 맞추는 카모플라주 슈트OpenCV를 활용한 360도 상어 탐지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백상어의 영상에서 수천 장의 스크린샷을 수집해 알고리즘의 데이터로 활용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첫 번째 진짜 머신러닝 프로젝트였죠.

“상어의 시각과 머신러닝의 상관관계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이것이 내가 풀타임으로 추구하고 싶은 분야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메인은 나중에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OpenAI와의 운명적 만남

상어 프로젝트를 마친 후, 메인은 자연스럽게 AI 언어 모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소설가로서 연간 2권의 미스터리 스릴러를 집필하던 그는, AI가 언제쯤 작가의 일자리를 위협할지 궁금했습니다.

때마침 OpenAI는 초기 GPT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메인은 GPT-1의 존재도 모른 채 차세대 단어 예측 AI 모델들을 실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GPT-2가 나왔을 때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몇 문장 이상의 일관된 내용을 생산할 수 있는 첫 번째 텍스트 모델이었거든요.”

메인은 OpenAI가 GitHub에 공개한 GPT-2의 모든 문서를 읽어나갔습니다. 트랜스포머, 어텐션 메커니즘 등 AI의 핵심 개념들을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죠.

OpenAI 본사 전경

그의 노력은 곧 결실을 맺었습니다. OpenAI의 당시 기술 디렉터였던 애슐리 필리피슨(Ashley Pilipiszyn)이 메인이 AI와 GPT에 대해 이야기하는 팟캐스트를 듣고 연락을 취한 것입니다. 그녀는 메인에게 GPT-3 개발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ChatGPT의 ‘대화하는 영혼’을 만든 사람

OpenAI에 합류한 메인은 말 그대로 “밤낮없이 미친 듯이” GPT-3를 실험했습니다. 다양한 프롬프트를 시도하고, OpenAI에 피드백을 제공하며, 모델의 새로운 능력들을 발견해나갔습니다.

그의 역할은 ‘Creative Applications’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이었습니다. 다양한 팀과 연구자들과 협력하면서, 그는 OpenAI 문서에 포함된 ‘프롬프트 라이브러리’의 상당 부분을 작성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원본 프롬프트와 예시들이 바로 메인의 작품이라는 것이죠.

더 놀라운 것은 메인이 개인적으로 개발한 AI 챗봇들이었습니다. 데이터 저장소를 검색해서 사용자 질문에 답하고 긴 대화를 지원하는 기술 – 지금은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라고 불리는 기법을 그 누구보다 먼저 구현했던 것입니다.

메인은 또한 ‘AI Channels’라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도 구축했습니다. 이 플랫폼에서는 사용자들이 특정 성격과 스타일을 가진 AI 챗봇들과 대화할 수 있었죠.

그는 OpenAI의 첫 번째 프롬프트 엔지니어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며, 일반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가 이 모델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창의성이 만든 AI 혁신

메인의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의 다양한 배경이 모두 AI 개발에 기여했다는 점입니다.

마술사로서 익힌 관객의 심리를 읽고 반응을 예측하는 능력은 AI가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방법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가로서의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핵심적이었죠. 그리고 과학 교육자로서의 복잡한 개념을 쉽게 설명하는 능력은 AI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마술의 핵심은 관객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이해하고, 그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만드는 것입니다. AI와 대화하는 것도 비슷해요.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그보다 더 좋은 답변을 제공해야 하죠.”

메인은 현재 AI 컨설팅 회사인 Interdimensional을 운영하며, 기업들이 AI 솔루션을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

앤드류 메인의 이야기는 AI 혁신이 단순히 기술적 발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창의성, 호기심, 그리고 다양한 경험이 모두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죠.

ChatGPT가 다른 AI 모델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인간답게 대화하는 능력’입니다. 이 특별한 능력 뒤에는 마술사의 관객 심리 이해, 작가의 언어 감각, 교육자의 소통 능력이 모두 녹아있었던 것입니다.

메인의 여정은 또한 AI 시대에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이든 기술 혁신에 기여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존 전공이나 경력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열정과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ChatGPT와 대화할 때는 잠시 생각해보세요. 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놀라게 했던 한 마술사의 상상력과 열정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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