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2025년 7월 발표한 새로운 AI 전략에 따라 기존의 분산된 AI 도구들을 통합해 고객, 직원, 파트너, 개발팀을 위한 4개의 ‘슈퍼 에이전트’를 구축하며 리테일 업계의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작은 도구에서 슈퍼 에이전트로
월마트 앱을 열고 냉장고를 비추면 몇 초 만에 저녁 메뉴 3가지와 쇼핑 리스트가 나타납니다. 원터치로 자주 사는 시리얼을 재주문할 수도 있죠. 이런 간단한 경험 뒤에는 조용한 혁명이 숨어 있습니다.
월마트 최고기술책임자(CTO) 수레쉬 쿠마르(Suresh Kumar)는 2025년 7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회사의 새로운 AI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에 각각 따로 개발하던 여러 AI 도구들이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4개의 “슈퍼 에이전트”로 통합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월마트에서는 90만 명의 직원이 주당 300만 건의 질문을 AI에게 물어보고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사용량을 보며 회사는 AI 에이전트가 “유용한 것을 넘어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월마트의 4명의 디지털 직원들
1. Sparky – 고객을 위한 쇼핑 도우미
2025년 6월 정식 출시된 Sparky는 월마트 앱 속 채팅 버블로 만날 수 있는 고객 전용 AI입니다. “HP 프린터 잉크가 필요해”라고 입력하면 정확한 카트리지 모델과 가격 할인 정보, 상위 5개 리뷰 요약까지 보여줍니다.

현재 Sparky는 상품 추천과 리뷰 요약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벤트 기획, 원터치 재주문, 24시간 고객 지원, 카메라로 냉장고를 찍으면 재료를 인식해서 요리 레시피와 부족한 재료 쇼핑 리스트를 만들어주는 기능까지 추가될 예정입니다.
2. Associate Agent – 직원들의 업무 파트너
월마트 직원들을 위한 AI입니다. 복리후생 관련 질문에 답하는 하위 에이전트와 경영진에게 인력 데이터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쿼리 하위 에이전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음 주 금요일 휴가 신청해줘”라고 하면 AI가 알아서 신청서를 작성합니다. “어제 선풍기 몇 개 팔렸어?”라고 물으면 어제 판매량과 작년 같은 날 비교 데이터까지 제공합니다.
실제로 AI 도구 도입 후 팀 리더들이 근무 시간표 작성에 걸리는 시간이 90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또한 월마트는 팀들이 일주일 만에 “나노 에이전트”라는 작은 AI 도구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개발했습니다.
3. Marty – 파트너사를 위한 비즈니스 도우미
월마트와 거래하는 공급업체, 마켓플레이스 판매자, 광고주들을 위한 AI입니다.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시스템들을 통합하여 카탈로그 관리, 캠페인 설정 속도 향상, 신규 파트너 등록 절차 간소화를 지원합니다.
특히 월마트는 최근 AI를 활용한 사기 탐지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마켓플레이스에 올라오는 상품 리스팅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지적재산권 침해나 정책 위반 사항을 자동으로 감지합니다.
4. Developer Agent – 혁신을 가속화하는 개발 도구
월마트 개발팀을 위한 내부 AI 플랫폼입니다. 코드 생성, 테스트, 배포를 지원하며, 모든 미래 AI 도구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합니다.

AI 기반 품질 보증과 개발 파이프라인 통합을 통해 병목 현상을 제거하고 실험을 장려합니다.
Element와 Wallaby: 월마트 AI의 핵심 기술
월마트의 AI 기반은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 플랫폼 ‘Element’입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AI를 빠르고 대규모로 배포할 수 있으며, 데이터 거버넌스와 보안을 우선시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월마트가 개발한 ‘Wallaby’라는 리테일 전용 대형언어모델(LLM)입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월마트 데이터로 학습된 이 모델은 다른 LLM과 결합되어 월마트 환경에 특화된 맞춤형 응답을 생성합니다.

또한 월마트는 Model Context Protocol(MCP)과 같은 개방형 표준을 채택하여 다양한 AI 모델과 데이터 소스를 연결합니다. 이를 통해 각 에이전트가 실시간 재고 데이터, HR 기록, 판매 분석을 별도의 커넥터 없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성과로 입증된 AI의 효과
월마트의 AI 도입은 이미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고객 지원: 문제 해결 시간을 최대 40% 단축
- 운영 효율성: 팀 리더의 근무 시간표 작성 시간을 90분에서 30분으로 단축
- 패션 분야: 생산 일정을 최대 18주 단축
- 매장 운영: 디지털 트윈 기술로 응급 유지보수 30% 감소, 수리 비용 20% 절감
특히 증강현실(AR)과 RFID 기술을 결합한 VizPick 도구는 의류 매장 관리를 혁신했습니다. 직원들이 AR을 통해 매장으로 옮겨야 할 의류를 시각적으로 안내받아 기존의 시간 소모적인 수작업을 빠르고 정확한 워크플로우로 바꿨습니다.
실제 변화의 모습
몇 달 후 Sparky는 더 똑똑해집니다. 당신이 보통 디카페인 커피를 산다는 걸 기억해서 “커피”를 검색하면 디카페인을 맨 위에 보여줍니다. 동네 매장에 재고가 떨어지면 Sparky가 Marty에게 물어서 근처 다른 매장을 찾아 무료 픽업 서비스를 제안합니다. 뒤에서는 Associate Agent가 직원들에게 더 빨리 재입고하라고 알림을 보냅니다.
월마트는 2025년 말까지 미국 내 95% 가구에 3시간 배송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AI가 이를 실현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배워야 할 교훈
월마트의 접근법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AI 도구를 많이 만드는 게 아니라 통합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2025년 7월 대니얼 댄커(Daniel Danker)를 AI 가속화, 제품 및 디자인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런 통합 전략의 연장선입니다.
핵심 인사이트
1. 사용자 중심 설계: 기술 부서, 고객, 직원, 파트너 등 각 그룹의 니즈에 맞춘 전용 에이전트
2. 자체 기술 역량: Wallaby 같은 리테일 전용 LLM과 Element 플랫폼으로 독립적인 AI 생태계 구축
3. 점진적 발전: 기존 시스템을 한 번에 바꾸지 않고 단계적으로 통합하되, 명확한 성과 지표로 효과 검증
4. 개방형 표준: MCP 같은 프로토콜로 미래 확장성과 상호 운용성 확보
다른 기업들도 AI 도입 시 각자의 작은 도구들을 만드는 대신, 전체적인 생태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소매업계에서는 고객 경험, 운영 효율성, 파트너 관계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 전략이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월마트의 실험은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 이들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요청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행동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예정입니다. 폭풍 경보가 뜨면 Sparky가 과거 주문을 확인해 건전지를 당일 배송으로 제안하는 식으로 말이죠.
더 적은 마찰, 더 적은 쇼핑 시간, 그러면서도 여전히 인간적인 느낌을 주는 자동화. 이것이 월마트가 그리는 미래입니다.
참고자료:
- AI in Retail: Walmart’s Four Super Agents Are Leading Retail
- Walmart Reveals Plan for Scaling Artificial Intelligence, Generative AI, Augmented Reality and Immersive Commerce Experiences
- Walmart Unveils New AI-Powered Tools To Empower 1.5 Million Associates
- Walmart bets big on AI with ‘super agent’ strategy – Retail Dive
- Model Context Protocol: Int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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