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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격전지에서 살아남기: 빅테크가 택한 ‘협력 우선’ 전략의 교훈

AI 경쟁이 격화되는 2025년, 빅테크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자존심보다 실용성을, 혼자 하기보다 협력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Meta의 라이선스 전략, Apple의 경쟁사 기술 활용, Amazon과 Google의 막대한 투자 사례를 통해 살펴본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 법칙.

iPhone과 Siri 인터페이스
출처: TechCrunch

자존심을 버린 거인들

2025년 8월, 실리콘밸리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최고”라며 자체 기술 개발에만 집중했던 빅테크 기업들이 하나둘씩 백기를 들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기술 기업들은 핵심 기술을 내부에서 개발하고 통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이런 접근법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혼자서는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략 1: 라이선스로 속도 확보하기 – Meta의 현실적 선택

Meta가 Midjourney와 파트너십을 맺은 소식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자체 AI 이미지 생성 도구인 ‘Imagine’을 보유한 Meta가 왜 굳이 외부 기업과 협력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OpenAI의 Sora, Google의 Veo와 경쟁하려면 지금 당장 최고 수준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개발하기보다는 검증된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죠.

실제로 Meta는 2025년 AI에만 65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OpenAI나 Google보다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Midjourney 파트너십은 이런 격차를 단숨에 좁힐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Meta의 수석 AI 책임자 Alexandr Wang은 “Meta가 사람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 야심찬 컴퓨팅 로드맵, 그리고 업계 최고의 플레이어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Midjourney가 외부 투자를 받지 않은 몇 안 되는 AI 스타트업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2023년 기준 연 2억 달러 매출을 올리며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죠. Meta는 인수 대신 라이선스를 선택함으로써 규제 당국의 눈초리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전략 2: 경쟁자와 협력하기 – Apple의 굴욕적 현실 인정

더 충격적인 소식은 Apple에서 나왔습니다. 2025년 8월, Apple이 Google Gemini를 활용해 Siri를 개선하려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라이벌인 Google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Apple에게 굴욕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Apple의 AI 개발이 예상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Apple의 Siri AI 개선을 다룬 Bloomberg 뉴스

Apple은 이미 2025년 3월에 주요 Siri 기능 업데이트를 2026년으로 연기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AI 팀 리더십까지 교체하는 대수술을 단행했죠. John Giannandrea AI 책임자를 Siri 개발에서 제외하고 Vision Pro를 담당했던 Mike Rockwell로 교체했습니다.

Apple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 부사장 Craig Federighi는 내부 회의에서 “기존 시스템과 대규모 언어 모델을 결합하려던 하이브리드 접근법이 실패했다”고 인정했습니다. Siri 팀 책임자는 직원들에게 “지연이 추악하고 당황스럽다”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적으로 기술을 홍보한 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Apple은 자존심을 버리고 Google, OpenAI, Anthropic 등 경쟁사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완벽한 Apple 기술”보다는 “실용적인 AI 서비스”를 택한 것입니다.

전략 3: 막대한 투자로 우군 확보하기 – Amazon과 Google의 Anthropic 쟁탈전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AI 스타트업 투자 시장입니다. Amazon과 Google이 Anthropic을 두고 벌이는 투자 경쟁이 대표적입니다.

Amazon은 2023년 9월 Anthropic에 최초 4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11월 추가로 40억 달러를 더 투자해 총 80억 달러를 쏟아부었습니다. Anthropic을 AWS의 ‘주요 클라우드 및 훈련 파트너’로 만들면서 사실상 아마존 진영으로 끌어들였습니다.

하지만 Google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2025년 1월 Anthropic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투자한 20억 달러와 합쳐 총 30억 달러를 투입한 셈입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Google은 Anthropic의 14%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9월에는 7억 5천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입니다.

기업 간 AI 파트너십 경쟁을 다룬 CNBC 뉴스

더 흥미로운 점은 이런 투자 경쟁이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Amazon은 Anthropic이 자사의 Trainium과 Inferentia 칩을 사용해 AI 모델을 훈련하도록 했습니다. Google은 Claude 모델이 Google Cloud에서도 작동하도록 기술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Anthropic CEO Dario Amodei는 “AWS와의 협력이 Claude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수만 개 기업이 Amazon Bedrock을 통해 Claude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Google과의 협력도 강조하면서 양쪽 모두에게 좋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전략 4: 관계 재정의하기 – Microsoft와 OpenAI의 미묘한 균열

한때 가장 견고했던 Microsoft-OpenAI 파트너십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시작된 이 관계는 2023년 “장기 파트너십의 3단계”라며 추가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절정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 들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OpenAI는 100억 달러 규모의 Stargate 프로젝트에서 Microsoft 대신 Oracle을 선택했습니다. Microsoft가 OpenAI의 ‘독점 클라우드 제공업체’였던 과거와는 대조적입니다.

Financial Times에 따르면 두 회사는 몇 달째 파트너십 조건을 재협상하고 있습니다. OpenAI는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Microsoft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며, Microsoft와 공유하는 수익 비율을 줄이려고 합니다.

Wall Street Journal은 OpenAI가 Microsoft를 상대로 독점금지법 위반을 주장하는 ‘핵 옵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때 완벽한 동맹이었던 두 회사가 이제는 파트너이자 경쟁자가 된 셈입니다.

세 가지 교훈: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 법칙

이 네 가지 사례는 AI 시대 기업 생존법을 보여줍니다.

첫째, 완벽함보다 속도가 중요합니다. Meta는 자체 기술로 Midjourney를 따라잡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시간에 경쟁사들이 더 앞서 나갈 위험이 있었죠. 라이선스를 통해 즉시 최고 수준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현명했습니다.

둘째, 자존심은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Apple이 Google과 협력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누가 만들었는지보다 얼마나 유용한지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Apple은 결국 사용자 경험을 위해 자존심을 접었습니다.

셋째, 돈으로 우군을 만드는 것이 경쟁보다 효과적입니다. Amazon과 Google이 Anthropic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지분 확보가 아닙니다.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와 하드웨어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넷째, 파트너십도 진화해야 합니다. Microsoft와 OpenAI의 관계 변화는 파트너십이 정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힘의 균형이 바뀌고, 서로의 필요도 달라집니다. 유연하게 관계를 재정의할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 양상

2025년 들어 AI 업계의 경쟁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누가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가”가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누가 가장 빠르게 최고의 기술을 확보하고 활용하는가”가 중요합니다.

McKinsey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은 리더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3배 더 빠르게 AI가 업무의 30%를 대체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미국 외 지역 경영진의 31%는 AI로 인해 향후 3년간 10% 이상 매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답했습니다. 미국 경영진의 17%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Stanford Law School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AI 스타트업이 모금한 자금의 3분의 2가 빅테크 기업에서 나왔습니다. 전통적으로 벤처캐피털이 담당했던 역할을 빅테크가 대신하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이런 협력 중심 전략은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선 규제 당국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FTC는 빅테크와 AI 스타트업 간 파트너십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AI 개발사 간 관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적 의존성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OpenAI의 전 엔지니어가 회사의 중앙 코드 저장소를 “쓰레기 처리장 같다”고 폭로한 것처럼, AI 코드로 작성된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입니다.

파트너에서 경쟁자로의 전환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Microsoft와 OpenAI의 관계 변화가 보여주듯이, 오늘의 동맹이 내일의 경쟁자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혼자가 아닌 함께의 시대

AI 시대에 성공하려면 전략적 유연성과 협력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자체 기술 개발에만 집착하다가는 도태될 위험이 있습니다. Meta처럼 검증된 기술을 라이선스하고, Apple처럼 경쟁사 기술도 적극 활용하며, Amazon과 Google처럼 막대한 투자로 우군을 확보하는 다각도 접근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협력이 단순한 기술 거래가 아니라 생태계 구축이라는 점입니다.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위한 투자입니다.

AI 혁명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빅테크들의 이런 전략적 변화는 모든 기업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누구와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생존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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