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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정말 물 5방울만 쓸까? – Google의 주장과 전문가들의 반박

Google이 AI 모델 하나의 질문당 물 5방울만 소비한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환경 영향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제본스 역설”에 따라 효율성 향상이 오히려 총 사용량을 늘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Google의 놀라운 효율성 주장

Google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내놓은 수치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Gemini AI의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당 물 0.26ml(약 5방울), 전력 0.24Wh만 소비한다는 것입니다. TV를 9초간 시청하는 정도의 에너지만 사용한다고 설명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효율성 개선 속도입니다. Google은 12개월 만에 프롬프트당 에너지 사용량을 33배, 탄소 배출량을 44배 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Google AI 환경 영향 측정
Google의 AI 환경 영향 측정 연구 (출처: Google Cloud Blog)

이런 효율성 개선은 Google의 풀스택 접근법 덕분입니다. Transformer 아키텍처부터 TPU 하드웨어, 데이터센터 최적화까지 모든 계층에서 효율성을 추구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반박

하지만 전문가들은 Google의 발표가 오해의 소지가 크다고 비판합니다.

UC 리버사이드의 Shaolei Ren 교수는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는 세상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숨겨진 물 사용량의 진실

가장 큰 문제는 간접적 물 사용량을 빠뜨렸다는 점입니다. Google의 연구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설의 직접적 물 소비만 계산했을 뿐입니다.

실제로는 AI 연산을 위한 전력 생산 과정에서도 엄청난 물이 소비됩니다. 발전소의 냉각 시설과 증기 터빈 가동에 필요한 물까지 포함하면 데이터센터 전체 물 소비량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Digiconomist의 Alex de Vries-Gao는 “빙산의 일각만 보여주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위치별 탄소 배출량도 누락

Google은 시장 기반(market-based) 탄소 배출량만 공개했습니다. 이는 기업의 재생에너지 약속을 반영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국제 온실가스 프로토콜 기준에 따르면 위치 기반(location-based) 배출량도 함께 공개해야 합니다. 이는 데이터센터가 실제 위치한 지역의 전력망 상황을 반영한 더 현실적인 수치입니다. 보통 위치 기반 배출량이 시장 기반보다 훨씬 높게 나옵니다.

제본스 역설: 효율성의 함정

여기서 흥미로운 경제학 개념이 등장합니다. 1865년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William Stanley Jevons)가 발견한 “제본스 역설”입니다.

제본스는 증기기관의 효율성이 높아지자 석탄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효율성 향상으로 비용이 줄어들면서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AI 요청 처리 시 에너지 사용 비율
AI 요청 처리 시 에너지 사용 비율 분석 (출처: Ars Technica)

AI에서도 나타나는 제본스 역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DeepSeek의 효율성 혁신 발표 직후 “제본스 역설이 다시 나타났다!”며 트윗을 올렸습니다. “AI가 더 효율적이고 접근하기 쉬워질수록 사용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실제로 AI가 저렴해질수록 더 많은 곳에 활용됩니다. 스타트업, 학교, 중소기업까지 AI를 사용하게 되면서 전체 시장이 확대됩니다. 효율성 개선으로 개별 요청의 비용은 줄었지만, 총 요청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현실적인 증거들

Google의 자체 데이터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합니다. 회사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AI 투자를 늘린 2019년 이후 총 탄소 배출량이 51% 증가했습니다. 작년만 해도 11% 늘어났습니다.

효율성은 분명히 개선되었지만, 전체 사용량 증가가 이를 압도한 것입니다.

업계의 현실적 대응

흥미롭게도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Meta의 저커버그는 DeepSeek 발표 며칠 후 2025년 AI 지출을 600-650억 달러로 50%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프라 확장이 여전히 중요한 장기 경쟁 우위”라고 강조했습니다.

효율성 향상이 지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균형점 찾기: 효율성과 절약의 조화

그렇다면 AI의 효율성 개선은 무의미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효율성 개선과 함께 총 사용량을 제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환경 경제학자들은 탄소세나 배출권 거래제 같은 방식으로 사용 비용을 높여 제본스 역설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효율성 향상의 혜택을 가격 인하가 아닌 환경 개선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제본스 역설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LED 전구나 산업 자동화의 경우 시장 포화점에 도달하면서 무한정 확장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 관련 DW News 보도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 문제를 다룬 DW News 보도 (출처: DW News YouTube)

AI도 마찬가지로 정부 규제, 자본 투자 한계, 시장 포화 등으로 인해 무한정 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명성과 현실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

Google의 연구는 AI 효율성 개선의 성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하지만 전체 환경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더 포괄적인 측정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직접적 사용량뿐만 아니라 간접적 영향, 위치별 배출량, 그리고 총 사용량 증가까지 모두 고려한 투명한 보고가 필요합니다. AI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환경을 지키는 균형점을 찾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AI 효율성 향상은 분명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동으로 환경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술적 진보와 함께 현명한 정책과 의식적인 사용 제한이 병행되어야 진정한 지속가능한 AI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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