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e의 AI Pin이 참패한 지 불과 2년. 그런데 애플과 OpenAI가 다시 AI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듭니다. 왜 실패한 시장에 거대 기업들이 몰리는 걸까요?

TechSpot과 TechCrunch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AirTag 크기의 AI 핀을 개발 중이며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거의 같은 시기에 OpenAI는 2026년 하반기 첫 소비자용 하드웨어 출시를 확정했는데, AI 이어버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 기업 모두 초도 물량만 수천만 대를 계획하고 있어, AI 하드웨어 시장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됩니다.
출처:
- Apple is reportedly working on an AI pin roughly the size of an AirTag – TechSpot
- OpenAI confirms its first consumer AI device is coming this year – TechSpot
- Not to be outdone by OpenAI, Apple is reportedly developing an AI wearable – TechCrunch
애플의 선택: 비전이 담긴 핀
애플이 만들고 있는 건 얇고 평평한 원형 디스크입니다. AirTag보다 약간 두껍고, 알루미늄과 유리로 만들어졌죠. 옷에 부착하는 방식입니다.
핵심은 카메라가 두 개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표준 렌즈와 광각 렌즈로 주변 환경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캡처하죠. 여기에 마이크 3개, 스피커, 물리 버튼이 추가되고, 뒷면에는 Apple Watch처럼 자석 무선 충전이 가능합니다.
프라이버시를 강조해온 애플이 카메라 달린 웨어러블을 만든다는 게 의외입니다. 하지만 시각 정보 없이는 제대로 된 AI 어시스턴트를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애플은 초기 물량으로 2천만 대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제품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줍니다.
OpenAI의 선택: 소리에 집중한 이어버드
OpenAI는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코드명 “Sweetpea”로 불리는 이 기기는 AI 이어버드로, AirPods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의 2nm Exynos 칩이 탑재되어 일부 AI 작업을 기기에서 처리하지만, 대부분의 연산은 클라우드에서 이뤄질 전망입니다. 베트남 Foxconn 공장에서 생산되며, 첫 해 판매 목표는 4천~5천만 대입니다.
OpenAI는 전 애플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를 영입해 여러 AI 기기를 함께 개발 중입니다. Sweetpea 외에도 “Gumdrop”이라는 코드명의 두 번째 기기가 개발 중인데, 이쪽은 카메라와 센서를 갖춘 주머니 형태로 스마트폰과 비슷한 사용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패한 시장에 왜 다시 뛰어드나?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Humane의 AI Pin은 왜 실패했을까요?
$700짜리 기기에 월 $24 구독료를 받았는데, 출시 1년 만에 회사가 HP에 매각되고 사업을 접었습니다. Rabbit의 R1 기기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죠. 직원들이 몇 달째 급여를 못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애플과 OpenAI는 다르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
첫째, 브랜드 파워입니다. Humane은 무명 스타트업이었지만, 애플은 이미 AirPods로 웨어러블 시장을 장악했고, OpenAI는 ChatGPT로 수억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둘째, 생태계입니다. 애플 기기는 iPhone, Apple Watch, Mac과 자연스럽게 연동될 것이고, OpenAI 이어버드는 ChatGPT와 완벽히 통합될 겁니다. Humane이 제공하지 못한 연속성이죠.
셋째, 가격 전략입니다. 애플은 Humane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700 + 구독료 모델은 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로 다른 전략, 같은 목표
흥미로운 건 두 기업의 접근법이 정반대라는 점입니다.
애플은 비전에 집중합니다. 카메라 두 개로 세상을 보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판단하죠. “내 앞에 뭐가 있어?”, “이 식당 메뉴 읽어줘” 같은 시각 중심 작업에 강할 겁니다.
OpenAI는 오디오에 집중합니다. 이어버드 형태로 항상 귀에 꽂혀 있으면서 대화하고, 듣고, 답하죠. “회의 내용 요약해줘”, “지금 나오는 노래 뭐야?” 같은 청각 중심 작업이 자연스럽습니다.
결국 둘 다 스마트폰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려는 시도입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AI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면, 그게 진짜 ‘앰비언트 컴퓨팅’이니까요.
이번엔 성공할까?
솔직히 말하면, 아직 모릅니다.
소비자들이 정말로 새로운 웨어러블 카테고리를 원하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미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을 차고 다니는데, 여기에 AI 핀이나 AI 이어버드가 더 필요할까요?
하지만 만약 이 중 하나라도 성공한다면, 스마트폰 이후의 다음 플랫폼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겁니다. 2026년 하반기와 2027년, 우리는 그 답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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