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코드를 작성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Node.js와 Deno를 만든 Ryan Dahl이 최근 X에 올린 글입니다. 충격적인 선언처럼 들리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과장이 아닙니다. Google과 Microsoft는 이미 코드의 30%를 AI가 작성하고 있고, Anthropic의 Claude Code는 자체 코드베이스의 80%를 AI가 만들었습니다.
변화는 빠릅니다. Anthropic CEO Dario Amodei는 1년 안에 대부분의 엔드투엔드 프로그래밍이 AI로 전환될 것이라 예측했고, DeepMind CEO Demis Hassabis는 주니어 채용이 이미 줄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흥미롭게도 업계에서는 정반대의 두 가지 전략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역할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라는 목소리와, 오히려 기초를 더 깊이 파야 살아남는다는 주장입니다.
출처:
- From Coder to Orchestrator: The future of software engineering with AI – Human Who Codes
- LLMs and your career – notes.eatonphil.com
적응론: 오케스트레이터가 되어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Nicholas C. Zakas는 개발자의 역할 변화를 세 단계로 정리했습니다.
2024년 초, AI는 고급 자동완성 수준이었습니다. 개발자가 운전대를 잡고 AI는 크루즈 컨트롤처럼 작동했죠. 2025년에는 ‘지휘자’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하나의 프롬프트로 복잡한 멀티 파일 솔루션을 만들 수 있게 됐고, 개발자는 지시하고 검토하는 역할이 됐습니다.
2025년 말부터는 ‘오케스트레이터’ 시대입니다. Cursor의 클라우드 에이전트, GitHub Copilot 코딩 에이전트처럼 백그라운드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에이전트들이 등장했습니다. 개발자는 여러 에이전트에게 동시에 작업을 할당하고, 나중에 결과를 조합합니다. 작업이 끝나면 알림을 받고 검토만 하면 됩니다.
IDE도 변하고 있습니다. Visual Studio Code의 에이전트 패널, GitHub Mission Control, Google Antigravity는 모두 에이전트 관리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입니다. 코드 편집은 배경으로 밀려나고, 에이전트 세션 관리가 중심에 섰습니다.
Zakas는 2028년이면 대부분의 IDE가 에이전트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더 나아가 2030년경에는 사람이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게 금지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사람이 운전하는 게 위험하다고 여겨질 것처럼, 사람이 짠 코드는 버그와 보안 위험의 원천으로 간주될 거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개발자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Zakas가 제시한 새 스킬셋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조직과 관리 역량입니다. 여러 에이전트에 작업을 분배하고 병렬화하는 조직력, 팀 간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전체를 보는 사고가 필요합니다.
둘째, AI 도구 활용 능력입니다. 적절한 모델 선택,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 출력 검증, 워크플로우 디버깅, AI를 위한 문서 구조화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셋째, 리스크 관리입니다. 보안과 AI 예산 관리 같은 전략적 판단이 중요해집니다.
코드를 작성하는 능력이 아니라 테크 리드가 가진 역량들입니다.
본질론: 기초를 아는 자가 살아남는다
Phil Eaton은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LLM으로 코딩하는 건 Rails 쓰거나 Stack Overflow 검색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아요. 더 빠르고 직접적이지만, 결국 기존 코드를 적용하는 거니까요.”
그가 말하는 핵심은 간단합니다. 도구는 써도 되지만, 블랙박스로 보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PostgreSQL을 쓰되, 데이터베이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LLM이 준 코드를 쓰되,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웹서버, 운영체제, 브라우저의 원리를 알아야 자신의 문제에 맞게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프레임워크를 블랙박스로만 보던 사람들은 이미 경쟁력이 떨어졌어요.” Eaton의 지적입니다. 반대로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회사들은 항상 기초를 아는 개발자를 원했습니다. 규모가 커서 성능이 중요한 회사, PostgreSQL이나 컴파일러 같은 도구를 직접 만드는 회사들이죠.
그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좋다면, 계속 배우세요. 컴파일러와 데이터베이스와 운영체제를 공부하고, 그런 제품을 가진 회사나 규모 때문에 기초가 중요한 회사를 찾으세요. 흥미로운 개발 일자리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당신의 선택은
두 관점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상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Zakas가 말하는 오케스트레이터 역시 시스템을 이해해야 합니다. 에이전트가 뱉은 코드를 검증하려면 그 코드가 왜 작동하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Eaton이 말하는 기초도 도구 활용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Rails와 LLM을 쓰되, 블랙박스로 보지 말라는 거니까요.
진짜 질문은 이겁니다. “지금 내 커리어 단계에서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
주니어라면 Eaton의 조언이 더 실용적일 수 있습니다. 채용 시장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차별화 요소는 “AI 도구를 잘 쓴다”보다 “시스템을 깊이 이해한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두가 ChatGPT를 쓸 수 있는 시대에, 데이터베이스 인덱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돋보입니다.
시니어나 테크 리드라면 Zakas의 로드맵이 유용할 겁니다. 이미 기초가 탄탄하다면,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오케스트레이션하는 역량이 다음 단계입니다.
변화의 속도와 방향은 분명합니다. Anthropic 내부 엔지니어들은 “더 이상 직접 코드를 작성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업계 리더들은 1년에서 3년 안에 대부분의 코딩이 자동화될 거라고 예측합니다.
하지만 대응은 개인의 몫입니다. 역할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스킬을 익힐 것인가, 아니면 기초를 더 깊이 파고들어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을 쌓을 것인가. 정답은 하나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둘 중 무엇을 선택하든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 Conductors to Orchestrators: The Future of Agentic Coding – Addy Osmani
- Anthropic, DeepMind, Node.js Leaders Believe Era of Humans Writing Code is Over – Analytics India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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