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flare가 WordPress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습니다. 24년 된 세계 최대 CMS를, AI 에이전트로 단 두 달 만에요. 단순한 클론이 아닙니다. “지금 새로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겠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완전한 재설계입니다.

기술 블로거 Drew Breunig이 최근 글에서 AI 에이전트 기반 오픈소스 개발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습니다. 1단계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복제하거나 다른 언어로 포팅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오래된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푸는 reimagining(재상상)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 The 2nd Phase of Agentic Development – Drew Breunig
1단계: 클론과 포팅의 시대
AI 에이전트 기반 개발의 첫 번째 물결은 기존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가져오는 방식이었습니다. Anthropic은 기존 테스트 스위트를 활용해 C 컴파일러를 Rust로 작성했고, 일부 개발자들은 의존성 라이브러리를 통째로 Rust나 Go로 재작성했습니다. 방향은 분명했습니다. 코드 비용이 낮아졌으니, 기존 검증된 것을 빠르게 복제하자.
이 전략이 가능했던 이유는 명확한 정답이 이미 있었기 때문입니다. 클론과 포팅은 기존 테스트 스위트를 그대로 빌려오거나, 원본 소프트웨어를 “정답지”로 삼아 에이전트가 반복 검증하며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2단계: 재상상의 시대
Breunig이 주목한 두 사례는 다른 접근을 취합니다.
Cloudflare의 EmDash는 스스로를 “WordPress의 정신적 후계자”라고 부릅니다. WordPress가 해온 역할은 그대로 수행하되, 2026년의 기술 환경에 맞게 완전히 다시 설계했습니다. TypeScript 기반, 서버리스 아키텍처, 플러그인 보안 샌드박스, Astro 프레임워크 적용. WordPress가 탄생하던 2002년에는 AWS EC2도 없었습니다. 24년 치 기술 부채를 걷어낸 자리에, 지금의 인프라 현실에 맞는 구조를 새로 쌓았습니다.
Cheng Lou의 Pretext는 또 다른 재상상입니다. 웹 페이지의 텍스트 레이아웃을 CSS 없이 구현하는 TypeScript 라이브러리로, DOM 측정과 리플로우를 우회해 속도를 대폭 높였습니다. CSS를 다른 언어로 포팅한 게 아니라, CSS가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문제 하나에 집중해 처음부터 다시 설계한 것입니다. 한국어와 아랍어 혼합 텍스트, 플랫폼별 이모지까지 지원하는 다국어 처리는 Claude Code와 Codex를 이용해 브라우저 실제 렌더링을 기준으로 수 주에 걸쳐 반복 측정하며 완성했습니다.
왜 지금인가
이전에도 WordPress를 대체하려는 시도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WordPress의 압도적인 생태계 앞에서 대부분 틈새 시장에 머물거나 사라졌습니다. 진입 비용이 너무 높았고, 설령 만들더라도 수십 년 치 버그 수정과 보안 패치를 따라잡는 것은 또 다른 산이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이 방정식을 두 방향에서 바꿉니다. 첫째, 코드 생산 비용이 극적으로 낮아져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를 현실적인 선택지로 만들었습니다. 둘째, 에이전트를 이용한 합성 테스트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검증하고 강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초기 사용자를 모으며 오랜 시간 수작업으로 쌓아야 했던 성숙도를, 에이전트가 훨씬 빠른 속도로 채워줄 수 있는 겁니다.
Breunig은 이렇게 전망합니다. “사람들이 쓰지만 좋아하지 않는 소프트웨어”가 재상상의 핵심 타깃이 될 것이라고요. 오래된 강자라는 이유만으로 살아남던 소프트웨어들이,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훨씬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각 사례의 구체적인 구현 방식과 기술적 배경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Introducing EmDash — the spiritual successor to WordPress – Cloudflare Blog
- Pretext – Git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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