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plexity가 자사 가치의 두 배인 345억 달러로 Chrome 인수를 제안하고, Anthropic이 OpenAI를 견제하며 정부 시장을 공략하는 AI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AI 업계가 뜨겁습니다. 8월 둘째 주, 두 개의 폭탄급 소식이 연달아 터졌습니다. 하나는 AI 검색 스타트업 Perplexity가 Google Chrome을 345억 달러에 사겠다고 나선 것이고, 다른 하나는 Anthropic이 Claude를 미국 정부 전체에 1달러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겉으로는 전혀 다른 두 사건 같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AI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의 단면이라는 것입니다.
자신보다 두 배 비싼 Chrome을 사겠다는 Perplexity
먼저 Perplexity의 Chrome 인수 제안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회사는 현재 기업 가치가 18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보다 거의 두 배 비싼 345억 달러를 Chrome에 제시했습니다.

왜 이런 무모해 보이는 제안을 했을까요? 답은 미국 정부의 Google 반독점 조치에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법무부는 Google의 검색 독점을 해체하기 위해 Chrome 매각을 요구했습니다. Chrome은 전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절대강자입니다.
Perplexity 입장에서는 천재일우의 기회입니다. Chrome을 손에 넣으면 수십억 명의 사용자에게 직접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Google 검색이 Chrome의 기본 검색엔진인데, 이를 Perplexity로 바꿀 수 있다면 게임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Perplexity는 이미 여러 대형 투자펀드로부터 인수 자금 전액을 조달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인수가 성사되면 향후 2년간 30억 달러 이상을 Chrome 개발에 추가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물론 Google이 Chrome을 팔 생각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법원 명령도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Perplexity의 이번 제안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는 검색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Anthropic의 정교한 OpenAI 견제 전략
한편 Anthropic의 움직임은 더욱 계산적입니다. OpenAI가 ChatGPT Enterprise를 미국 연방정부 행정부에 연간 1달러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Anthropic은 이를 뛰어넘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Claude를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 사법부까지 포함한 정부 전체에 1달러에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기간도 1년으로 동일하게 맞췄습니다.

하지만 Anthropic의 진짜 무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멀티클라우드 지원입니다. OpenAI의 FedRAMP High 인증 서비스는 현재 Azure Government Cloud에서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Anthropic은 AWS, Google Cloud, Palantir 등 다양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Claude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정부 기관들은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매우 중시합니다. 한 클라우드 업체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선택권을 갖고 싶어 합니다. Anthropic은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입니다.
실제로 Claude는 이미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서 과학 연구 가속화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 보건부에서는 다국어 건강 서비스 지원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정부 시장 확대에 나선 것입니다.
경쟁 구도가 말하는 것들
이 두 사건을 통해 AI 업계의 새로운 경쟁 패턴을 읽을 수 있습니다.
첫째, 플랫폼이 곧 경쟁력입니다. Perplexity가 Chrome을 노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최고의 AI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Chrome이라는 플랫폼을 확보하면 사용자 접점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정부 시장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정부 계약은 단순히 매출 확대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정부 인증을 받으면 민간 기업들도 안심하고 해당 AI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품질 보증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셋째, 차별화 전략의 중요성입니다. Anthropic은 단순히 OpenAI를 따라 하지 않았습니다. 적용 범위를 넓히고(3개 정부 기관), 기술적 유연성을 강조했습니다(멀티클라우드). 후발주자일수록 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속도의 중요성입니다. Anthropic이 OpenAI 발표 후 일주일 만에 대응책을 내놓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AI 시장에서는 기회의 창이 매우 짧습니다. 경쟁사가 선점하기 전에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AI 업계의 새로운 게임이 시작됐다
물론 Perplexity가 실제로 Chrome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Google이 쉽게 팔 리도 없고, 법적 절차도 복잡합니다. 하지만 이런 제안 자체가 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적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Anthropic의 정부 공략도 당장 큰 매출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1달러 계약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AI 업계의 경쟁이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기술력만으론 부족합니다. 플랫폼 확보, 정부 시장 진출, 차별화 전략까지 모든 것이 경쟁력입니다. 앞으로 더 큰 판도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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