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를 만든 OpenAI가 2026년 한 해에만 1,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40조 원을 투자자들로부터 모으겠다고 합니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기업공개(IPO)보다 4배나 큰 금액입니다. 문제는 이 엄청난 자금이 필요한 이유가 OpenAI의 폭발적 성장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코노미스트가 2025년 말 발표한 사설과 비즈니스 분석 기사는 OpenAI의 자금 소진 속도가 2026년 AI 버블 논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핵심은 AI 개발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비용과, 그에 비해 불확실한 수익성 사이의 괴리입니다.
출처: OpenAI’s cash burn will be one of the big bubble questions of 2026 – The Economist
숫자가 말해주는 것들
2025년 한 해 동안 벤처캐피털 업계는 OpenAI와 Anthropic 같은 대형 AI 스타트업에 1,500억 달러를 쏟아부었습니다. 이는 이전 VC 붐의 정점이었던 2021년보다도 많은 금액입니다. 그런데 OpenAI는 2026년에 혼자서 그 절반이 넘는 돈을 더 모으려 합니다.
왜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할까요? 최첨단 언어 모델 한 번 학습시키는 데 수십억 원이 들어갑니다. 최고급 하드웨어, 방대한 데이터셋,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최고 인재들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합치면 OpenAI의 연간 자금 소진 규모는 수조 원대에 달합니다. 문제는 이 돈을 쓰는 속도만큼 수익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AI는 이미 ‘상품’이 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AI가 빠르게 상품화되고 있다는 증거들입니다. 한 업계 분석가는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같은 자원을 투입한 모든 기업이 거의 같은 결과를 냈습니다. OpenAI, Anthropic, Google, Meta, Deepseek 등 어느 회사도 기술적 해자나 경쟁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어요.”
이는 AI 산업이 비용과 효율성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뜻입니다. 초기에는 혁명적으로 보였지만 결국 누구나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기술이 되면서, 시장은 ‘바닥을 향한 경쟁’에 빠지게 됩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다른 기술 분야에서도 봤던 패턴이죠.
Google은 이 상황에서 몇 가지 구조적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YouTube와 검색 등을 통한 방대한 자체 데이터, 자체 개발한 TPU 칩으로 인한 하드웨어 독립성, 그리고 무엇보다 막대한 광고 수익으로 AI 개발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외부 투자에 의존해야 하는 OpenAI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위치에 있습니다.
19세기 철도 버블의 재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을 19세기 철도 붐과 비교합니다. 철도는 분명 세상을 바꾼 혁신 기술이었습니다. 그러나 초기 투자 버블은 과도한 건설과 금융 투기를 낳았고, 결국 많은 투자자를 파산시켰습니다. 철도는 오늘날까지 필수 인프라로 남아있지만, 철도 회사들은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AI도 비슷한 길을 갈 수 있습니다. AI는 틀림없이 수많은 산업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재 AI 기업들의 가치 평가를 정당화하거나 시장 지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혁신 기술과 수익성 있는 투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숨겨진 메커니즘: 세금 전략
흥미로운 점은 일부 대기업 투자자들에게 OpenAI의 막대한 손실이 오히려 매력적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Microsoft 같은 기업이 파트너십 구조로 OpenAI에 투자하면, OpenAI의 운영 손실 중 자신의 지분만큼을 자사의 과세 소득에서 공제할 수 있습니다.
연간 1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의 세율에 따라 20억~30억 달러의 세금 절감 효과가 생깁니다. 즉, Microsoft는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리스크는 70억~80억 달러 수준입니다. 나머지는 사실상 납세자가 보조하는 셈이죠. 이는 투자 계산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습니다.
AI는 가치 있지만, AI 기업은?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현재 비즈니스 모델이 이 막대한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OpenAI의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운영 비용과 투자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는 위험한 상황을 만듭니다. 기업들은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더 큰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그럴수록 가치 평가는 점점 더 정당화하기 어려워집니다. 이 모델은 투자자들이 미래의 보상을 믿는 동안은 작동하지만,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지속 불가능해집니다.
역사는 혁신 기술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전에 호황-붕괴 사이클을 거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990년대 말 닷컴 버블은 많은 기업을 파산시켰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제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AI 버블 붕괴 역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투기를 구분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2026년은 AI 산업에게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살아남는 기업들은 단순히 가장 많은 돈을 모은 기업이 아니라, 실제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구축한 기업일 것입니다. OpenAI의 자금 소진 문제는 단지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닙니다. AI 생태계 전체가 진실의 순간을 맞이하려 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OpenAI faces a make-or-break year in 2026 – The Economist
- The OpenAI Cash Burn Question: Is the AI Bubble About to Burst in 2026? – Tech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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